본문 바로가기
금융, 경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체제

by Rampolla 2023. 2. 1.
반응형

통화정책의 실제운영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가 수립한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준금리 결정 과정을 통해 통화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는 연 8회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결정된다. 기준금리 결정, 즉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 회의일자는 연간 단위로 미리 정하고 있다. 다만, 경제여건 급변 등으로 정책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기준금리 결정회의(본회의) 일을 기준으로 할 때, 그 이전 주(週)부터 한국은행 주요 부서 실무진의 각종 비공식 회의를 거친 후, 본회의 전일에는 ‘동향보고회의’가 열린다. 이 동향보고회의에서 한국은행의 주요 부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에게 국내외 금융,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며, 이어서 위원들 간의 토론이 이루어진다. 본회의는 통상 오전 9시에 열리며 이곳에서 기준금리가 결정되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이 작성된다.
한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에는 국내 물가, 경기 및 금융, 외환시장 상황, 세계경제의 흐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look-at-everything approach)한다. 본회의 직후에는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결정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린다.
본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수록한 ‘의사록’은 일정기간(2주)이 지난 후에 공개된다. ‘의사록 공개’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발표’, ‘총재의 기자간담회’ 등과 함께 정책결정 내용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돕고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이다.

 

물가안정목표제

한국은행이 채택하고 있는 통화정책 운영체제로서 통화량 등의 중간목표를 두지 않고 정책의 최종 목표인 “물가상승률” 자체를 목표로 설정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이를 달성하려 하는 통화정책 운영방식이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제6조 제1항에 의거 정부와 협의하여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이다. 한국은행은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하도록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지속적으로 상회하거나 하회할 위험을 균형 있게 고려한다.
국회제출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연 4회 통화신용정책 수행상황을 설명하고, 국회 요구 시 한국은행 총재가 출석하여 답변한다. 물가상황에 대한 평가, 물가 전망 및 리스크 요인,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 등을 포함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연 2회 발간하고, 총재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국민에게 설명한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이행상황 등을 감안하여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개선에 필요한 사항을 2년 주기로 점검하고 정부와 협의하여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 설명한다. 한편 예상치 못한 국내외 경제충격, 경제여건 변화 등으로 물가안정목표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와 협의를 통해 물가목표를 재설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자금조정 예금 및 대출 등의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로서 간단히 ‘기준금리’(base rate)라고도 한다.
*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7 일물 RP매각 시 고정입찰금리로, 7 일물 RP매입 시 최저입찰금리(minimum bid rate)로 사용한다. 자금조정예금 금리는 기준금리에서 100bp를 차감한 이율(최저이율은 0%)로, 자금조정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에서 100bp를 더한 이율(기준금리가 1% 미만일 경우 기준금리의 2배)로 운용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 8회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이렇게 결정된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 및 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효과와 파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파급경로는 길고 복잡하며 경제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나 그 파급시차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통하여 통화정책의 효과가 파급된다고 할 수 있다.

금리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단기시장금리, 장기시장금리,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 등 금융시장의 금리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콜금리 등 단기시장금리는 즉시 상승하고 은행 예금 및 대출 금리도 대체로 상승하며 장기시장금리도 상승압력을 받는다. 이와 같은 각종 금리의 움직임은 소비, 투자 등 총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은 차입을 억제하고 저축을 늘리는 한편 예금이자 수입 증가와 대출이자 지급 증가를 통해 가계의 소비를 감소시킨다. 기업의 경우에도 다른 조건이 동일할 경우 금리 상승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를 축소시킨다.

자산가격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게 되어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이는 가계의 자산, 즉 부(wealth)의 감소로 이어져 가계소비의 감소 요인이 된다.

신용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은행의 대출태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은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이전보다 대출에 더 신중해질 수 있다. 이는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투자는 물론 대출자금을 활용한 가계의 소비도 위축시킨다.

환율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여타국의 금리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금리가 상승할 경우 국내 원화표시 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이다. 이는 원화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므로 원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표시 수입품 가격을 하락시켜 수입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외화표시 수출품 가격을 상승시켜 우리나라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해외수요를 감소시킨다.
⇒ 이러한 여러 경로를 통한 총수요, 즉 소비, 투자, 수출(해외수요)의 변동은 다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 투자, 수출 등 총수요의 감소는 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환율경로에서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인한 원화표시 수입물가의 하락이 국내 물가를 직접적으로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대경로

기준금리 변경은 일반의 기대인플레이션 변화를 통해서도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기대인플레이션을 하락시킨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제품가격 및 임금근로자의 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국 실제 물가상승률을 하락시키게 된다.

 

 

한편 오늘날과 같이 세계경제의 통합이 급속히 진전되고 경제구조와 경제주체의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으며 또 현재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의 여부를 수시로 파악하고 있으며 통화정책의 효과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반응형

댓글